질염, 왜 이렇게 자꾸 재발할까?

1. 질염은 단일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질환군의 총칭

질염(vaginitis)은 단순히 “질에 염증이 생겼다”는 뜻이 아니라,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여러 질환이 포함된 포괄적 개념입니다.

이처럼 원인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근본 원인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칸디다 질염으로 생각하고 항진균제를 썼지만 실제로는 세균성 질염이 동반되어 있거나, 만성적인 비감염성 염증이 근본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75%의 여성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하며, 약 40–45%가 재발을 겪습니다.
10–20%는 “complicated yeast”로 불리는 난치성·재발성 감염을 경험합니다Vaginitis.
재발성 칸디다 질염은 보통 1년에 4회 이상 반복되는 경우로 정의하며, 치료 후에도 곰팡이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거나, 질 내 biofilm 형성으로 인해 약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에스트로겐 상태(임신, 피임약), 항생제 사용, SGLT-2 억제제, 당뇨, 면역저하 등이 칸디다의 증식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생활습관이나 질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쉽게 재발합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칸디다가 질 내에서 biofilm을 형성해 항진균제에 물리적으로 보호받는 것이 재발의 중요한 원인임이 밝혀졌습니다.

세균성 질염은 ‘감염’이라기보다 질 내 정상 락토바실러스 균이 줄고,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는 불균형 상태입니다.

메트로니다졸이나 클린다마이신 치료로 증상은 대부분 호전되지만, 3/4의 환자에서 수개월 내 재발이 보고됩니다.

성관계, 질 세정(douching), 파트너의 미치료 등이 재발 위험을 높입니다.

파트너 치료나 장기 억제요법, 프로바이오틱스 병행 등이 재발 방지에 연구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질 내 세균총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재발이 잦습니다.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한 **위축성 질염(atrophic vaginitis)**은 세균이나 곰팡이 치료가 아니라 에스트로겐 보충이 근본 치료입니다. 단기 항생제·항진균제 치료로는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증상이 반복됩니다.

Desquamative inflammatory vaginitis(DIV), lichen planus 등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에 의한 질염도 비슷하게 감염이 아닌 염증성 질환이므로 항생제 치료로는 재발이 막히지 않습니다.

가려움, 분비물 변화, 냄새 등은 질염의 공통 증상이기 때문에, 병력만으로는 정확한 감별이 불가능합니다.

현미경(wet mount) 검사가 재발 방지의 핵심인데, 최근 미국에서도 현미경을 보유하지 않은 클리닉이 많아, 모든 질염을 곰팡이 감염으로 간주하고 치료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경우 실제 원인에 대한 치료가 누락되어 재발로 이어집니다.

단순 반복 치료보다는, 재발의 원인(병인, 환경, 진단)을 정밀하게 구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미국 CDC 및 ISSVD(국제외음질 질환 학회)는 재발성 질염의 경우 정확한 Wet mount 및 배양, 필요시 분자진단을 권장하며, 진단되지 않은 피부질환이나 위축성 변화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출처

Berek & Novak’s Gynecology SIXTEENTH EDITION

Comprehensive Gynecology SEVENTH EDITION

Genital Dermatology Manual FOURTH EDITION

Sobel JD. Comprehensive Gynecology, 9th ed. 2023.

CDC. 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s Treatment Guidelines, 2021–2025.